사라진 내일
자신을 Talent라고 부르는 오만한 인간. 그것이 필 코너스다. 마모트가 날씨를 예견한다는 전래동화에서나 나올만한 얘기를 필이 무시하지 않을리 없다. 당연히 기사때문에 오기는 했지만, 필은 예언만 듣고서 바로 집에 가려고 한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아침 6시가 되면 2월 2일이 되는 일이 생겼다. 그것도 만년동안이나. 처음에는 좋았다. 여자를 꼬시고, 먹고 싶은 걸 먹고, 돈을 훔쳤다. 실수를 해도 무슨 문제가 있으랴. 어차피 내일 다시 오늘이 올텐데.
신이 되었다는 착각
모든 것을 예측하고, 모든 것을 연습할 수 있게 되었다. 어차피 어제의 오늘 있었던 일이고, 연습했던 일이고, 어차피 실패해도 다시 오늘이 올테니 두려움도 없어졌다. 상대가 나를 맘에 안들어한다? 계속해서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물어보고 수정하면 된다. 하지만 결국 가식과 연기는 절대로 마옴석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을 대체할 수 없다. 그리고 그것을 알아차리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그리고 신이 되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물론 진짜로 신이 된 것이 아니라 그저 하루를 반복하다보니 그 하루에 대해서 예언처럼 알 뿐이다.
죽음도 해결해주지 못하는 반복-지옥의 시작
계속 똑같은 하루를 살아도 사람은 사람이다.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은 분명하게 구분된다. 그리고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게 되면? 결국 따분한 일들만 반복되고, 할 수 없는 일에 대한 좌절감만 남게 된다. 그리고 이 지옥은 절대 끝나지 않는다. 이 끝나지 않는 지옥을 끝내기 위해서 필은 계속해서 자살을 한다. 물론 자살은 이 지옥을 끝내주지 못했지만.
Not today(오늘은 아니야)
내가 살고 있는 2월 2일에는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노환으로 인해 죽는 노숙자를 살리기 위해서 의학을 공부했다. 하지만 다시금 깨달았다. 나는 신이 아니라 인간이었음을. 이러한 사실을 상기한 필은, 선행의 기쁨에 눈을 뜨게 된다. 다른 사람을 도와줌으로써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에서 도움되기로 한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아이를 구해주고, 펑크난 타이어를 고쳐구고, 목에 걸린 음식물은 뽑아주고, 담뱃불을 붙여주는 소소한 것들.
나는 얼간이가 맞아요
사랑을 받으려면 사랑받을 사람이 되어야 된다. 그렇기에 오만했던 필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바뀌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받으려면 그 사람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남아도는 시간을 이용해서 독서를 하고, 피아노, 공예 등을 공부하며 매력적인 인간이 되어가고, 다른 사람에게 선행을 베풀었다. 그러한 모습에 리타도 이러한 필에게 끌리기 시작했다. 이것은 거짓이 아닌 진심이었으니까.
Anything different is good(다른거면 뭐든 좋아요)
"오늘 내가 뭐 해줄 일 없어요?"라는 처음의 필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을 한다. 내일이 왔다는 사실이 기쁘고, 리타가 나를 사랑해주는 상태로 내 옆에 있어주는 것이 기뻤으니
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