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일화
이 영화에는 두 가지 일화가 있다. 같은 경험에 대한 두 가지 일화. 하나의 일화는 사람들이 절대로 믿을 수 없지만 정말로 재미나고 우리가 믿고 싶은 일화. 그리고 다른 일화는 사람들이 믿을만 하지만 절대로 우리가 믿고 싶지 않은 일화. 나 또한 믿을 수 없는 그 일화를 믿고 싶지만, 이 영화가 판타지 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감안하면 아마 믿을 수 있지만 절대로 믿고 싶지 않은 그 일이 사실일 것이다.
종교
영화 자체 내에서 종교를 크게 다루지는 않는다. 하지만 주인공이 인도인이기에 종교의 영향을 많이 받고, 주인공인 파이는 무려 3개의 종교를 믿는 장면이 나올정도로 종교에 관심을 많이 가진다. 물론 서로 절충안을 마련할 수 없는 사안도 있을 것이기에 파이의 아버지는 3개의 종교를 믿는 것은 불가능 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성을 믿으라고 한다. 특히나 감성적인 파이에게는 정말 중요한 조언이었을 것 이다.
이성
파이는 굉장히 감성적이다. 나이가 어린 것을 감안해도, 아니 나이가 어리기에 더 무서울 것 같은 호랑이와도 교감을 시도한다. 때문에 팔을 잘릴 뻔해서 아버지에게 혼이 난다. 자신은 호랑이와도 교감이 된다고 하지만, 아버지는 호랑이 눈에 비친 자신의 감정을 느끼는 것이라고 한다. 그 이후로 파이는 다른 것에도 흥미를 잃게 된다. 그리고 어떤 사건에 의해서 다른 모든 것 또한 잃게 된다.
폭풍우
파이의 아버지는 동물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파이는 이 동물원의 문제로 배를 타고 다른 나라에 가려고 했는데, 폭풍우가 몰아쳐서 자신의 동물원에 동물들과 가족 모두를 잃고 만다. 여기서부터 파이의 여정은 시작된다. 얼룩말, 오랑우탄, 하이에나, 호랑이와 함께.
호랑이
호랑이의 이름은 Thirsty다. 이름이 잘못되서 리처드 파커라고 하지만, 본래 이름은 Thirsty, 즉 갈증이다. 이 호랑이가 파이의 갈증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나중가서는 파이가 리처드 파커를 훈련시키려고 하는 것은, 표류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갈증을 통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파이가 구조되기 전 리처드 파커가 떠나는 것은 갈증을 해결했다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 자신의 힘으로 해결했다기 보다는 구조됐기 때문에 갈증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가 맞는 말인 것 같기는 하다.
얼룩말, 오랑우탄, 하이에나
얼룩말은 선원, 주방장은 하이에나, 오랑우탄은 파이의 어머니를 말한다. 발을 다친 것도 선원과 얼룩말이 같다. 그리고 하이에나에게 얼룩말과 오랑우탄이 죽는 것, 주방장에게 얼룩막과 어머니가 죽는 것도 같다. 이 또한 오랑우탄이 하이에나의 머리를 가격하고 하이에나를 죽였다는 것에 환호하는 파이와, 어머니가 주방장을 치고 파이가 환호하는 것 또한 같다.
육식
파이는 종교적인 신념 때문에 채식주의자다. 하지만 표류하는 상황에서 채소를 어디서 얻겠나. 비상식량이 바닥나고서 파이는 종교적인 신념을 꺽고, 육식을 하게 된다. 난 이것을 보면서 좀 의아했던게, 물론 호랑이는 덩치만 봐도 많이 먹는게 보이고, 표류하는 과정에서 식량이 모자란 것은 맞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리처드 파커는 너무나 말라있다. 이 정도로 마르면 훈련을 받았다고 해도 파이를 잡아먹지 않은게 의아할 정도다.(물론 이것을 파이가 피해다니긴 했지만) 난 이게 갈증을 점점 제어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식인?
파이가 도달한 섬은 이상하다. 낮에는 평온하고 먹을 것들이 풍부하지만, 저녁에는 식충을 하는 섬이다. 그런데 나중가서 이 섬의 전체가 나오는데, 사람의 모양을 하고 있다. 이것으로 보아 식인을 하면서 갈증과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 죽은 선원이나 주방장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된다.
훌륭한 색감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색감이다. 색감이 좋은 영화를 고를 때 항상 빠지지 않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전에도 이것에 집중해서 봤고. 그런데 이번에 다시 보게 된 이유는 이 색감이 아니다. 이 영화에 대한 해석을 보고서(사실상 해석이라기 보다는 영화에 다 나온거긴하다) 내가 영화의 색감에만 너무 집중해서 봐서 영화의 내용을 제대로 보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혹시나 색감 좋은 영화를 찾아보고 있다면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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