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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목표

운동에서 도망치다 - 도망쳐 도착한 곳에, 낙원이란 있을 수 없다(2)

처음 시작한 운동

 나는 기본적으로 운동을 싫어했다. 앉아있는 걸 좋아했고, 무엇보다 나는 빠른년생이라 다른 아이들보다 작았던 것도 있고, 워낙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 더 싫어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운동을 하지 못했으니까.

 내가 어렸을 때 나는 선택권이 없었다. 난 부모가 하라는대로 시키는대로 했고, 어떤 걸 해보겠냐고 물어본 적도 없었을 정도다. 그렇게 나의 어렸을 때는 운동과는 거리가 먼 시기를 보냈다.

 그리고 살이 쪘다. 당연했다. 운동을 싫어하는데 먹는 걸 좋아하니 찔 수밖에. 그래서 다이어트를 위해서 헬스를 시작했다. 일단 살을 빼고 싶었다. 여자친구도 만들고 싶었고, 운동을 잘하는 사람들도 부러웠다.

20일 동안 25kg을 감량하다

 나는 한 아이를 좋아한 경험이 있다. 그 아이는 공부도 잘했고, 너무 예뻤고, 밝았고. 반면 나는 돈도 없고, 공부도 못했고, 심지어 살도 엄청쪘었다.

 공부하는 상황에서 돈 버는 거는 집중을 안하는 것 같아서 포기하고, 공부와 살 빼는 것에 집중했다. 특히나 살을 빼는 것에서.

 나는 대학교 1학년때 자존감이 지나치게 높았는데, 바로 이 다이어트 때문이었다. 난 20일 동안 25kg를 감량했는데, 이 성공에 대한 경험, 그리고 이전과 비교했을때 내 몸에 대한 자부심 때문에 나의 자존감을 하늘을 찔렀다.

 문제는 실제 내 자존감과 내 능력은 동일선상에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때 당시에는 헬스붐이 이 정도로 심하지 않아서 사람들에 비해서 나는 중량도 많이 쳤고, 그래 몸 만든 것도 좋다 이거다.

 그런데 나보다 몸 좋은 사람, 나보다 힘 센 사람, 나보다 성공한 사람은 세상에 너무나 흔했다는 것이 문제다. 나는 그 사람들을 보며 질투했고, 따라가고 싶었다. 그리고 부상을 당했다.

부상

 나는 데드리프트를 하다가 허리를 다친 경험이 있다. 이 경험은 그 뒤로 고질적인 무릎부상, 발목부상을 만들었다. 허리를 다치니 운동을 하기 힘들고, 운동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그러니 살이 다시 찌게 됐다.

 갑작스런 체중증가는 무릎과 발목에 부담을 주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운동을 더 하기 힘들어졌고, 살은 계속해서 늘게됐다. 내 가장 낮은 몸무게가 70키로, 그리고 가장 많이 나갔을 때가 109키로였다.

남성성을 찾아 떠나다

 나는 어떤 계기인지는 모르겠지만 투기종목에 빠지게 됐다. 아마 아버지가 없이 자라서 그런지 남성성을 기르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던 것 같다.

 그 때 내가 처음 접하게 된 무술은 주짓수였다. 그런데 허리 안쓰는 운동이 있나? 없다. 당연했다. 그럼 나의 선택지는 둘 중 하나였다. 재활 후 운동, 혹은 참으면서 운동. 근데 난 둘 다 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참았다. 하지만 난 아프다는 핑계로 제대로 운동하지 않았다. 그런데 당연하지 않나? 재활도 제대로 안하고, 살은 살대로 쪘는데 몸이 남아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나는 또다시 도망쳤다.

체육관을 옮기다

 처음에는 체육관을 옮겼다. 잘 기억이 안나는데, 동아리를 갔다가 체육관으로 갔다가, 다른 체육관으로 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도망쳤던 이유는 내가 잘 못해서였다. 그리고 아프다는 핑계로. 처음에는 재밌지만, 기술을 익히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을 견디지 못했다. 원래 배우는 것에는 시간이 필요한데 말이다.

다른 운동을 전전하다

 나는 최근에는 레슬링을 꽤 오래했다. 물론 이마저도 종아리에 문제가 생겨서 한동안 쉬었고, 최근에는 직장을 이직하면서 3개월을 쉬었지만, 총 3~4년 정도 한 것 같다. 그런데 그 전에는 유도, 복싱을 옮겨다녔다.

 물론 나에게 맞는 스포츠를 찾는 것은 중요하지만, 나는 그게 아니라 그냥 도망다닌 것이다. 그리고 도망친 곳에는 낙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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